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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확진·사망 연일 급증…중태 3200명` 이미 통제불능

2705 2020/02/05 18:24
◆ 신종코로나 확산 / 꺾일 기미없는 신종코로나 ◆

중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시 도로에 5일 차량과 사람 통행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불과 175㎞ 떨어져 있는 항저우시는 전날 공공장소를 폐쇄하고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AFP = 연합뉴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가 지난 4일 하루 새 4000명 가까이 폭증하는 등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시·자치구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4324명, 사망자는 490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루 사이 확진자는 3887명, 사망자는 65명 급증하면서 일일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중국 당국의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산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다. 중국 칭화대 인공지능(AI) 연구팀은 자체 설계한 예측 모델을 통해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중국에서 이달 말까지 6만명에 달할 것이고, 오는 16일부터 확산 추세가 수그러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스의 권위자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는 "향후 열흘에서 2주 정도(2월 12~16일)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병세가 위중한 '중증환자'도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중국 당국의 대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이후 중증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지난 2일 186명이던 신규 중증환자가 3일과 4일에는 각각 492명, 431명으로 보고됐다. 4일 현재 누적 중증환자만 3219명에 달해 사망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가 감염증 초기 대응에 미흡했다는 자성 이후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한 번 뚫린 방역망은 좀처럼 복구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춘제 연휴 이후 귀성 행렬이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각 지방정부는 타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주민을 대상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유도하고,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해 '가짜뉴스' 유포자를 색출하고 있지만 뒤늦은 대책의 실효성을 놓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당국은 확진환자가 처음 보고된 후 두 달이 지나서야 전염 원인으로 추정되는 야생동물에 대한 전면 거래 금지 조치를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장감독총국, 생태환경부, 농업농촌부, 공안부 등 중국 10개 부처 연합은 3일 야생동물 거래 전면 금지를 선언하고, 위법 행위 적발 시 강경 처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8일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최초 발생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중국 당국이 감염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야생동물에 대한 규제 조치를 전격 내놓은 것이다. 당시 발병 근원지인 우한 화난수산시장을 중심으로 뱀과 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점포가 즐비했다.

10개 부처 연합은 "야생동물에 대한 매매 거래는 전면 금지된다"며 "이용(먹는 행위), 운송, 휴대 등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단속에 들어가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경한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연합은 "대중이 야생동물을 섭취하는 것을 중단하고, 특히 개인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은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연기하고, 오는 17일 개학하더라도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중국 전국 철도 여객 수송 객차에 대한 소독도 강화했다. 기차표 취소를 다음달 말까지 무료로 해줄 뿐만 아니라 표 예매 시 한 칸씩 비워서 앉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베이징시는 후베이 지역을 방문했거나 후베이 지역 사람과 접촉했을 경우 주거지에 도착하는 즉시 의학적 관찰 및 감독을 받아야 하고, 2주간 이상 증세가 발생하지 않아야 직장에 출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4일 리커창 총리는 전염병 영도 소조 회의를 열고 상황이 가장 심각한 후베이 지역에 의료진 2000명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는 경증 환자를 위한 시설을 급하게 늘리고 있다. 우한시는 체육관과 컨벤션센터 2곳 등 모두 3곳에 경증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야전병원을 세웠다. 병상은 모두 3400개다. 우한시는 이런 시설을 모두 13곳으로 늘려 약 1만명의 경증 환자를 수용할 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사망자가 발생한 홍콩에서는 2002~2003년 홍콩인 299명이 사망한 사스 사태가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홍콩인 3명이 14일 내 중국 본토에 체류한 적 없는 것으로 조사돼 지역 내 감염 공포가 커지고 있다. 홍콩 당국은 초·중·고등학교에 3월 2일까지 휴교령을 내리고 2곳을 제외한 중국 본토와의 국경도 폐쇄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진영화 기자]